"아 답답해!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살면서 이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나요? 저는 연예할 때 이 말을 가장 많이 듣지 않았나 싶네요.
그 때도 참 이상하다. '나에겐 분명 A라는 뜻으로 들리는데 상대방은 A가 아니라니'라고 의문스러워했던게 떠올라요.
그리곤 친구들이 내 말을 듣곤 "알지, 알지, 나 그거 무슨 뜻인지 알아"라고 표현할 때 정말 그네들이 내 말의 뜻을 이해하는 것일까?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가령 나는 A를 의미하며 어떤 말을 했는데 친구는 A'로 약간 어긋나게 이해하면서도 나를 이해하고 있다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예요.
친구가 온전히 저라는 사람일 수 없는데 제 말의 A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 일이기나 한 것인가?
어릴 때 이런 생각들을 했었어요.
얼마 전 제 지인과 통화하는 가운데 사람들마다 같은 현상을 두고 표현하는 법이 참 다르구나를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한 사람이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환경으로부터 언어 자극을 받게 되어 있는데
자라 온 배경이 다른 만큼 단어며 표현이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죠.
그런데 대화를 할 때는 화자간에 Common grounds(공통되는 기반)이 공유되어야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하게 돼요.
나는 A를 A라는 의미와 어감으로 사용하는데 상대는 A를 B라는 의미나 어감으로 사용하고 있어서는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죠.
우스갯 말로 여자 언어 번역이라는게 있죠?
남자들이 여자들의 언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서로 다른 Common grounds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세대간 언어 소통에 문제가 생기는 주요 이유 중 하나도 세대 별 달라진 Common grounds인 것 같구요.
문제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니 우리 모두 같은 Common grounds를 사용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있습니다.
그 생각 자체가 모순이고 그렇게 전체하고 있기에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같은 한국어를 사람들끼리라 할 지라도 나는 A라 이야기 하는데 상대가 자라 온 언어 환경에 따라 그것을 B라고 받아들여지기도 하는 것이죠.
이러한 차이를 이해해 나가기 위해선 여러 상황을 맞딱드리며 서로의 언어가 교환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 차이로 인해 대화하면서 서로의 감정을 다치게 되고, 감정을 다치니 더욱 더 마음을 닫고 대화를 차단하게 되죠.
대화하지 않을수록 서로의 차이를 알아갈 수 있는 기회들은 더욱 더 줄어들게 되구요.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화를 내고 내 감정을 다치지 전에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Common grounds를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상대방이 의미하는 바가 제가 짐작한 의미와 다를 수 있습니다.
"혹시 네 말이 이런 뜻이니? 그 말이 나에겐 ...하게 들리는데 ..."하고 그들이 의미하는 바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보세요.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면 화자간 너무나 다르게 형성된 언어 의미 체계를 보며 놀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예전 보다 훨씬 쉽게 소통하는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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