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쳐 준 적이 없는데도 패드를 자유자재로 만지는 아이들,
동영상 없인 아이들에게 밥조차 먹일 수 없는 엄마들,
지하철이며 버스엔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는 청소년들과 어른들,
이젠 세계 어디를 가나 똑같이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스마트폰이 손에 없으면 불안해지는 사람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더 이상 스마트폰은 폰의 기능 뿐만이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과 관련되어 있다.
외국에 있으면서도 내가 이렇게 한국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도 전자책 서비스를 실시하는 리디북스 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렇듯 나의 삶도 이미 대부분도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있었다.
박사과정은 크게 보면 혼자서 공부하는 법을 익히는 과정이기에 박사생들에게 있어 'googling'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었다.
필요한 정보를 알아보기 위한 첫 단계는 늘 'googling'이었다. google이라는 회사 이름에서 구글에서 새로운 정보를 알아보는 과정을 의미하는 '구글링', '구글하다' 라는 새로운 단어가 생겨났다. 이 새로운 단어의 형성만 보더라도 구글이라는 회사가 미치는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매년 새로운 곳에서 학술회가 주최되기 때문에 구글맵과 우버는 필수적으로 활용해야만 했고, 컨퍼런스에서 새롭게 알게 된 학자들과는 페이스북이나 트윗 계정을 주고받으며 지속적인 연락을 취했다. 방대하게 쏟아지는 새로운 논문들을 출력해서 읽고 정리할 수 없기 때문에 논문이나 서류는 dropbox라는 클라우드에 저장해 어디서든 접근이 가능하도록 했다. 쇼핑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쇼핑은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듯 이미 예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변화되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했다. 여전히 나에겐 스마트폰으로 게임만 하는 사람들은 한심하게 보였었고 특히나 어린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의 경우 스마트폰에 중독될 수 있으므로 온라인 문화로의 지나친 의존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만 여겼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문명이 이해되었고 시대의 변화 방향이 좀 더 또렷히 보였다. 최재봉 교수님 말씀처럼 '이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동감한다. 이미 전 세계가 가고 있는 방향이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사회, 정치, 경제적으로 얽혀 있기에 이 변화의 흐름에서 멈춰 선다는 것은 세계적인 고립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고립에 대한 대가는 엄청나게 클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의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는 금세 사회 전반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팬덤이 문화를 주도해간다. 그 팬덤 문화의 방향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기업들만이 세계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뿐 아니라 그 승자들이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장악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온라인 세상에서는 이미 국경을 초월하여 전쟁을 벌이고 있는 듯하다. 어느 기업이 세계를 정복할 것인가 결정하는 전쟁 말이다. 총성 없는 이 전쟁에서 어떤 기업이든 발 빠르게 변화를 읽어 내려가지 못한다면 이제 더 이상 살아 남기 힘든 환경이 되었음을 체감한다. 변화를 읽지 못한 거대 기업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면 이 변화가 무섭게 다가온다. 하지만 간단한 앱 하나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들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보면 또 한편 지금이 엄청난 기회가 열려있는 시대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구글이나 아마존이 준비하고 있는 미래 세상을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곧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노예가 될 세상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들은 사람들이 미처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는 필요들을 읽어낼 뿐만 아니라 새로운 필요들을 만들어내며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자신들이 준비하고 있는 상품에 화제성을 입혀 퍼트리면 (예를 들면 AI와 이세돌의 경기, 무인 드론 서비스) 팬덤이 형성되고 열성적 팬들이 알아서 그 이야기들을 퍼다 나르며 온라인 마케팅이 이루어진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등짝이 오싹해지는 경험을 했다. 교육 문제와 관련하여 위기 의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너무나 빠르게 변화되는 이 시대에 미래의 인재로 키워가려는 노력은 커녕 예전 교육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국의 교육을 바라보며 화가 났다. 우리 아이들이 받지 못하는 교육의 기회 비용 박탈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모든 새로운 산업은 규제로 일관하고 있고 그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수 있는 변화로의 기회도 모두 막고 있다. 기존 세대는 지금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미래 우리 아이들의 모든 기회들을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위기의 다른 이름은 기회라고 하지 않았는가? 당장 주어진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방향 설정은 그 보다 더욱 중요하다. 방향이 보이지 않아 갑갑하거나 아이들 교육 문제로 불안하다면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 위기의 뒷면에 보이는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야할 지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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