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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

제2외국어 학습 (영어의 예: Sound)

by 어제보다나은나 2020. 7. 14.
SOUND: 자음 & 모음

수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언어들에는 음성정보가 있다.

책을 반드시 [bʊk]이라 발음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사회 구성원들이 그렇게 부르자고 약속했다.

즉, 언어의 모든 법칙들은 임의적으로 사회구성원들이 그렇게 하자고 약속한 것이다.

그러니 그 약속을 따르는 만큼 의사소통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제2외국어를 공부할 때도 예외가 아니다.

 

그 약속을 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영어 발음에 너무 집착하는 사람들과 그를 부치기는 교사들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외국인들이 못 알아 듣는다'며 발음에 집착하게 만든다. 

안 그래도 발음에 자신 없어 입을 떼질 못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네 발음이 구려서 외국인들이 못 알아듣는단다.

그러면서 영어 발음 발성법이며 발음 교육과 관련된 갖가지 이상한 비법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건 어디서 만들어진 것인지 출처도 모르겠다. 영어 발음 발성법이라는 것을 보면서 한참을 혼자 웃었다).

 

대개 언어의 소리체계는 자음과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국어와 다른 제2외국어의 발음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 발음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이해하고 연습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어에 존재하지 않는 [f] [v] 자음을 발음해야 하는 경우 이 자음을 정확하게 발음하기 위해서는

조음기관의 움직임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난 후 연습을 통해 각 조음기관들이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처음에는 잘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뇌를 비롯해 모든 신체 기관들이 현재 우리의 사용 목적에 따라 가장 최적화되었으니 말이다.)

입술 및 혀의 근육이 한국어에 존재하는 발음들에 길들여져 있다.

그러니 자꾸 그 근육들을 움직여 모국어에 존재하지 않는 발음들을 할 수 있는 형태로 길들여야 한다.

모든 근육의 움직임이 그러하듯 연습을 반복하면 이런 것들은 쉽게 수정가능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언어와 관련된 사회적 약속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 행위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유독 한국인들만 원어민 같은 발음에 열광한다.

버터 발음이라느니, 발음이 원어민 같다느니 하는 말들은 유독 아시아 나라 출신들에게서만 들어왔다.

그 중 특히 한국인들이 이에 대한 집착도 심하고 열등감도 심하다.

 

사람들 모두 고유의 엑센트를 가지고 있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정말 원어민 같은 발음이라고 생각하는 발음도 진짜 원어민들이 듣기에는 외국인 엑센트다.

그러니 더 이상 원어민 같은 발음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회적 약속을 따르기 위한 기본들, 즉 각 소리에 대한 조음법에 충실하고자 노력하자. 

그리고 '난 발음이 좋아 혹은 좋지 않아' 이런 생각들에선 벗어나자. 

(개인적으로 여러 나라 출신의 영어화자들을 많이 만나봤지만 - 국제 컨퍼런스에 가게 되면 저절로 전세계 영어 화자들을 다 만나볼 수 있게 된다 - 다른 나라 사람들 발음에 비해 한국인들 발음은 우수한 편인데도 불구하고 유독 발음 컴플렉스에 빠져 말을 하지 않는 경우를 보게 된다.

주변에 같은 한국인들이 있으면 더욱 그렇다.

그로인해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인들이 생각이 없거나 영어를 못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진심 우리 나라 영어 교육에 분개하게 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발음에 집착하게 만드는 선생님들에 대한 분노가 유독 심한 것을 인정한다.)

 

소리를 연구하는 음성학에서 아직도 수수께끼 같이 여기는 부분이 있다.

사람들마다 [bʊk] 발음한 것을 녹음해서 음성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그 누구의 발음도 정확히 일치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각 사람의 조음기관, 즉 소리를 만들어내는데 사용되는 모든 기관들 (성대 크기, 구강구조, 혀의 길이)이 개개인별로 차이가 있기에 당연히 그에 따라 그 조음 기관이 만들어 내는 소리들에도 차이가 발생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차이들에도 불구하고 우리 뇌는 그 모든 소리들을 [bʊk]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영어의 자음, 모음과 관련된 기본 약속에 충실하려고 노력하자.

이는 그렇게 오랜 시간 힘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습득 가능한 것이다.

 

(모음은 자음에 비해 조금 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소리별 미묘한 차이를 인지하기가 힘들고 그 차이를 발음을 통해 구현해내는 것도 힘들다. 

그러나 그것도 모음 주위의 다른 소리들 (neighboring sounds), 혹은 문맥에 의해 듣는 이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모음 발음이 원어민과 똑같이 되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말자.)

 

SOUND: accent (엑센트)와 intonation (억양)

영어 sound와 관련된 또 하나 중요한 약속은 accent (엑센트)와 intonation (억양)이다.

모음과 자음이 소리의 최소단위에서의 약속이라면 accent (엑센트)는 단어 단위에서, intonation (억양)은 문장 단위에서 소리와 관련된 중요한 약속이다.

 

따라서 각 단어에서 accent (엑센트)가 어디에 있는지 익히고 영어 문장에선 intonation (억양) 변화를 익혀야 한다. 

 

영어가 stressed language라는 표현을 종종 들어보았을 것이다. 

영어 단어에선 강하게 발음하는 부분과 약하게 발음하는 부분이 있다.

각 단어에서 accent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익히기 위해 단어별로 엑센트에 유의하며 발음하는 연습을 해 보자. 

 

새로운 단어를 만나거나 정확하게 발음하는 법을 알지 못하는 단어를 만난 경우 반드시 사전을 통해 그 단어가 어떻게 발음되어야 하는지 엑센트는 어디에 있는지 익히고 그 정보를 잊어버리기 전에 몇번이고 따라하면서 입에 붙이는 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Intonation을 정확히 내 입에 붙이기 위해서는 문장을 듣고 그대로 따라하는 shadowing (따라 읽기) 권하고 싶다.

듣기 따로 말하기 따로 연습하는 것 보다 들은 내용을 따라 말하다 보면 두 가지 스킬이 동시에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반드시 내가 따라하며 연습한 문장들을 실제 언어 환경에서 활용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be sick of (싫증나다, 질리다) 라는 표현을 익히고 연습했다고 해 보자.

이러한 표현과 어울리는 상황이나 맥락을 설정하고 머리속으로 상상해 본다. 

 

코로나 상황으로 집에 계속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 친구가 how are you doing?이라 묻는 상황을 상상하며

Nothing special. I am sick of staying home. 이라는 표현을 같이 떠올리며 연습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많은 여자들은 늘 다이어트 중이니까 I am on a diet. I am sick of chicken breast. 라는 표현들을 떠올려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맥락과 연습한 표현들을 함께 엮어서 입 밖으로 내 뱉어 보는 것이다. 

일부러 이러한 표현을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사용해 보는 것이다.

감정까지 함께 넣어서 말이다. 

 

이 표현이 완전히 내 것이 될 때까지 대화하는 대상을 바꿔서 이야기 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내가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표현들을 사용했다면 상대방으로부터 피드백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언어를 체화시켜 가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무엇을 shadowing의 대상으로 삼느냐인데 '듣고 바로 따라하는 것'이 가능한 문장으로 연습하는 것이 좋다.

번역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간단한 문장,

즉, 들으면 바로 이해가 될 정도로 간단한 문장들을 듣고 따라 하며 입에 붙이려 노력하자. 

 

다시 말하건대 미드, 영어 뉴스, 혹은 훌륭한 스피치가 대상이 아니다. 

듣자마자 그 소리 정보가 내 단기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그대로 모방 가능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그 문장과 관련된 모든 정보들이 (근육의 움직임, 음의 높낮이와 관련된 정보들까지) 뇌에서 자동화될 수 있다.

그렇게 간단한 문장에 대한 정보들을 자동화 시킨 후 긴 문장 표현이나 좀 더 다양한 표현들로 확장시켜 가자.

그럼 그 땐 이미 발음이나 억양이 자동화 되어 있으므로 길어진 문장 표현들에도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구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인간의 뇌를 과소평가 하지 않길 바란다.

발음이 내가 알고 있던 것에서 조금 다르게 표현되거나, 엑센트나 억양이 표준적인 규범에서 조금 벗어난다 할지라도 (원어민들 조차도 소위 표준적인 규범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 우리의 뇌는 문맥 속에서 어떻게든 말의 의미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한다.

(카페에서 혹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누군가가 대화하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는가?

그런 경우 대화 내용에 집중하고 싶지 않아도 우리 뇌는 언어 정보가 들어오는 즉시 자동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그러니 제발 부탁인데 발음 때문에 기죽지 말자!

일단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밖으로 내뱉어 보는 것 (speak out)이 가장 중요하다.

듣는 사람들은 당신의 메시지에 집중하지 발음에 집중하지 않는다.

좀 더 정확하게 발음하려 노력하면 듣는 이가 조금은 더 쉽게 메세지를 전달받을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발음연습은 듣는 이를 배려하여 원활한 의사소통을 이루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일 뿐이다.

 

그러나 그릇이 아무리 번지르르한 듯 그 그릇안에 담을 내용이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

개인적으로는 그릇 자체를 광내는 노력보다 그 그릇 안에 담을 내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교육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빈약한데 그릇이 아무리 번지르르하면 무엇하겠는가 말이다.

처음에는 그 이쁜 그릇에 혹하겠지만 결국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을 때 내용이 없으면 그 누구도 내 얘기에 주목해 주지 않는다.  

 

해외에 나가서 여러 영어 화자들을 만나 본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은 Englishes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정말 다양한 영어 화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세계 전역에서 다른 accent를 가진 사람들과 영어를 Lingua franca (국제어)로 사용하며 의사소통해야 하는 시대에 '너는 내가 들어본 발음이 아니라 모르겠다'라며 그들과의 대화를 피할 것인가?

 

글로벌 시대에 영어 발음과 관련해서도 교육 방향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좀 더 다양한 발음들에 노출될 수 있도록 말이다.

미국 발음이나 영국 발음에만 익숙해서는 여러 국적의 영어 발음들을 듣고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각 나라별 화자들의 엑센트에 적응하는 시간이 걸리고 그 만큼 그들이 말하는 메세지를 전달받는 게 어렵다.  

자주 듣다 보면 각 나라별 화자들의 발음이며 엑센트의 특성들이 보이고 적응하기 마련이지만 개인적으론 당장 중요한 메세지들을 캐치해야 하는 경우엔 익숙치 않은 발음을 들으며 내용들을 바로 바로 따라가지 못해 당혹스러운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 

 

우리가 소위 이야기하는 원어민들은 foreign-accented speech (외국어 엑센트가 있는 말)에 대한 이해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뛰어나다. 우리말 한국어를 어설프게 하는 외국인들을 떠올려 보면 금새 이해가 될 것이다. 그들의 엑센트에도 단어와 문법이 정확하다면 우리는 금새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많은 영어 교사들이 이야기하는 발음과 관련된 에피소드들,

한국인 발음이 이상해서 영어화자들이 잘 못 이해한다 얘기했던 내용들도 실은 한국인의 발음이 이상해서가 아닐 수 있다.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이 못 알아들을 수 있는 이유들은 너무나 많다.

주위가 시끄러웠다던지, 듣는 사람이 집중하지 않았다던지, 

인종차별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일부로 이해하지 못한 척 한다던지 등등...

 

이렇듯 우리가 일반적으로 모국어로 의사소통하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요인들로 인해 못 알아 들었을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와 의사소통하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나의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니 좀 더 당당하게 영어로 이야기하자!

 

혹, 영 내 발음을 못 알아듣는 것 같은 단어가 있으면 철자를 또박또박하게 이야기해 주면 된다.

그러면 "Ah! You mean ..." 라며 당신의 발음을 수정해 줄 것이다.

그럼 그때 '그 발음은 이렇게 하는 거였군'하고 배워 나가면 된다.

 

서툴더라도 한국말을 배워 우리에게 이야기하려는 외국인들을 보면 어떤 마음이 드는가?

내겐 그런 외국인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게만 보인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느껴져 그런 것 같다.

우리도 영어를 배울 때 그 외국인이랑 같은 입장인 것이다.

내가 그네들의 말을 배워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니 얼마나 기특한가?

 

그러니 발음에 주눅들지 말고 조금만 더 당당하게 입 밖으로 내뱉고 표현해 보자!